제천 화재 참사 때 15명 살린 영웅 이상화씨 별세 ,,,

 

“어두운 밤이 되면 불이 난 건물 안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무섭다. 희생된 사람들이 떠올라 힘들다”

29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 참사 당시 15명을 구한 ‘의인’ 이상화씨(당시 69)가 기자들에게 건넨 말이다.

故 이상화씨. /독자제공

손자와 찾은 스포츠센터…화마에 휩싸이다.


이씨는 손자(당시 15)와 함께 2017년 12월21일 오후 2시 20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를 찾았다.

손자는 건물 4층 헬스장에, 이씨는 3층 사우나로 각각 향했다.

한 시간쯤 지나 이씨는 손자가 있는 4층 헬스장으로 올라갔다.

갑자기 누군가 “불이야”라며 소리를 쳤고, 사람들이 헬스장 밖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이씨도 손자와 함께 헬스장을 빠져나와 계단으로 건물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2층 계단에서 많은 여성이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불길이 번져 1층 계단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창문도 반밖에 열리지 않았다.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의 처참한 모습. /연합뉴스

다급한 상황, 창문 뜯어내 여성들 구조…의식 되찾았을 땐 병실


불길이 치솟아 오르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그때 이씨의 손자는 계단 옆 창문을 뜯어냈다.

사람들은 3미터 정도의 높이지만 치솟는 불길에 어쩔 수 없이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한 여성이 너무 높아 주저할 때 이씨와 손자는 바닥에 놓인 책상을 밟고 올라서 이 여성을 구조했다.

그러고 나서 이씨는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이씨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둘러보니 병실 안이었다고 했다.

나중에 사람들이 병실을 찾아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그제야 이씨와 손자가 구해낸 생명이 15명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씨는 목에 화상을 입고 척추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손자는 발목을 다쳐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15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낸 이씨에게 LG 복지재단은 2018년 ‘ LG 의인상’을 전달했다.

끝까지 괴롭힌 트라우마…’의인’ 이씨, 5일 별세


이씨는 이후 병실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시간이 많아졌다. 수면제를 먹어도 자꾸 잠에서 깼다.

당시 이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에 계속 가슴이 두근거린다. 몸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가 싫다. 아무리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라며 불안한 심리상태를 이야기했다.

이씨는 화재 당시 입은 상처는 아물어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화재 트라우마에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지병인 고혈압이 심해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 5일 급성심근경색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빈소는 제천 서울병원장례식장 지하 1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 오전 7시이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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